자기저항 효과
자기저항효과(magnetoresistance effect, MR 효과)는 일명 Thomson 효과라 하며, 자성체의 전기적 저항이 자화방향과 전류의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현상이다. 물리적인 원인은 자기장에 의해 스핀방향이 서로 다른 전자의 에너지준위가 분리되어 Fermi 표면의 상태밀도가 변하여 비저항이 변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등방성(anisotropic) 자기저항 재료인 경우, 경우 상온에서 자기저항 변화율이 2~5% 정도로 매우 적다. 1988년 Baibich 등이 자기저항변화 효과를 상온에서 50%까지 변화시키는 거대자기저항 다층막을 보고함으로써 이 재료에 대해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거대자기저항은 발견된 지 불과 수년만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버의 재생헤드로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이런 빠른 기술의 진보는 거대자기저항 현상에 관련된 깊은 물리적 이해가 뒷받침이 되었기에 가능하였다.
외부의 자기장에 따라 재료 내의 저항이 변화하는 현상인 자기저항효과는 모든 금속 물질에서 발견되는 물리현상이다. 고전적으로 MR효과는 자기장의 세기와 전류 흐름에 대한 상대적인 자기장의 방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MR효과는 재료의 종류와 원리에 따라 크게 정상 자기저항(ordinary MR), 비등방성 자기저항(anisotropic MR), 거대 자기저항 (giant MR), 대규모 자기저항(colossal MR)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정상 자기저항(Ordinary Magnetoresistance)
비자성 금속물질인 경우, 높은 자기장에서는 꽤 큰 MR효과가 있으나 낮은 자기장에서는 MR효과가 매우 미미하다. 비저항의 변화량 △ρ는 자기장이 전류와 같은 방향(△ρ∥)과 전류의 횡방향(△ρT) 모두 양의 값이며, 일반적으로 ρT >ρ∥이다. 일반 자기저항은 Fermi 표면의 전자궤도 구조와 관련해서 다음의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ⅰ) 폐쇄된 Fermi 표면을 가진 금속 재료인 경우, k 공간에 있는 궤도에 속박된 전자들은 자기장의 영향에 의해 전자의 사이클로트론 주파수가 증가한다. 이때 사이클로트론 주파수는 wcτ = 100 정도까지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저항은 매우 큰 자기장에서도 포화가 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재료들은 In, Al, Na, Li 등이다.
ⅱ) 전자와 정공의 수가 동일한 금속인 경우, 자기저항은 외부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증가하게 되는데, Bi, Sb, W, Mo 등이 이런 특성을 가진 재료들이다.
ⅲ) 어떤 결정구조의 방향으로 열린 궤도가 있는 Fermi 표면을 포함한 금속인 경우, 결정구조 방향의 자기장에 대해서는 큰 자기저항 효과를 보이지만, 다른 방향은 저항이 포화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재료는 Cu, Ag, Au, Mg, Zn, Cd, Ga, Sn, Pb, Pt 등이다.
2. 비등방성 자기저항(Anisotropic Magnetoresistance)
강자성체 금속 또는 합금인 경우, 낮은 자기장에서는 △ρ/ρ가 약 2% 정도의 MR 효과가 관측된다. 앞의 일반 OMR과는 달리, MR효과가 비등방성 특성이 있으며, 아래 그림과 같이 △ρ∥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증가하는 특성을 가진 반면, △ρT는 감소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저항효과는 스핀 궤도의 결합에 의해 생기는 현상으로, 핵 주위에 있는 전자구름은 자기장의 방향이 회전함에 따라 약간의 변형이 일어나며, 이러한 변형이 전도대의 전자들이 격자를 움직일 때 산란의 정도를 변화시킨다. 만약 전류의 횡방향으로 자기장과 자화가 가해지면, 전자궤도는 전류의 면이 되어 산란의 단면적이 줄어들게 되어 저항은 낮게 된다. 반대로 전류에 평형한 방향으로 자기장이 가해지면, 전자궤도들은 전류의 수직방향으로 회전하게 되어 산란단면적이 증가하여 비저항이 증가하게 된다.
3. 거대 자기저항(Giant Magnetoresistance)
거대자기저항 현상은 기존의 정상자기저항과 비등방성 자기저항 등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거대자기저항 현상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에서 발현되는 현상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제작된 시료에서만 발현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1980년대에 진공 증착기술의 발달에 의해서 균일한 수 원자 층 두께의 금속 박막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인위적으로 박막의 조정을 조절해가면서 아래 그림과 같은 초격자(superlattice)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조성변조 초격자 구조는 서로 다른 조성의 물질을 수 원자 층의 두께로 조성을 변조해 가면서 쌓은 물질로,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위적인 물성을 가지도록 설계가 가능하므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많은 수직자기이방성, 중간교환상호작용 등의 새로운 물리적인 발현을 가능하게 했다.

거대자기저항 현상은 위의 그림과 같이 자성체와 비자성체를 수 ㎚ 두께로 번갈아 증착한 초격자 다층박막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는데, 거대자기저항 현상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자성체가 수 ㎚ 두께의 금속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자화방향을 가지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대자기 현상의 원리를 개념적인 설명은 아래 그림과 같다. (a)는 두 자성층이 평행한 자화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나타내고 있으며, (b)는 두 자성층의 자화 방향이 반평행한 경우를 나타내고 있다. 이중 전류 모델에 의하면 스핀이 up인 전자와 down인 전자들은 서로 다른 저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c)와 (d) 같이 두 개의 저항이 각각 직렬과 병렬로 연결된 것처럼 가정할 수 있다. 즉 (a)의 경우는 스핀이 up인 전자들이 위 아래 층에서 모두 같은 방향이므로 같은 저항 R1을 가지므로 두 저항이 직렬로 연결되고, 이와는 병렬로 스핀이 down인 전자들이 느끼는 저항 R1이 두 층에 대해서 직렬로 연결된 것으로 모델화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저항의 배열은 (c)와 같아진다. 또 (b)와 같이 두 자성층의 자화방향이 반평행한 경우는 한 층에서의 스핀이 up인 전자들이 다른 층에서는 down인 전자와 같으므로 (d)와 같은 저항의 배열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평행한 상태와 반평행한 상태의 저항은 각각 다음과 같다.


이 단순화된 모델에 의하면 자기저항 변화율은 다음과 같으며, 이 단순모델은 거대자기저항 현상의 가장 중요한 현상에 대한 충분한 물리적인 이해를 도와주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험결과를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4. 대규모 자기저항(Colossal Magnetoresistance)
대규모 자기저항은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인 La1-xMxMnO3+δ (M=Ca, Sr)에서 발견되었다. 가장 큰 효과는 x=0.33에서 관측이 되었다. colossal이라는 단어는 매우 큰 효과가 관측되었다는 의미에서 사용이 되었는데, △R/R 이 무려 약 125,000% 정도이다. 아래 그림은 Jin 등에 의해 발표된 데이터인데, 온도에 따른 재료의 비저항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금속영역에서 대규모 자기저항 효과가 관측되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은 CMR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약 104 Oe 정도의 자기장을 가해야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